"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지식경영(KM)이다."
국산 KM 솔루션업체인 날리지큐브의 김학훈 대표(46)가 말하는 KM의 정의다. 2000년 전후로 국내 기업에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KM은 기업내 지식포털을 구축해 조직구성원의 지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계량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하는 기법으로 알려졌다.
다소 진부하고 어렵다. 이 때문인지 KM 도입 초창기, 일부 기업에서는 구성원들이 문서화된 형태의 보고에 지치고 결국 평가와 통제로 연결된다는 거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경영의 주체는 경영자, 나머지는 '부속품'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KM을 도입했다고 하는 기업들 모두가 성공했다고 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핵심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공유와 소통이 빠지면 진정한 KM으로써 가치가 없다"며 "KM을 회사 전용 '네이버'쯤으로 이해하자"고 말한다. 필요에 따라 검색하고, 누군가 자료를 올리고, 도움을 받아 자료를 받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노는 곳'이다.
김 대표는 "KM도 진화하고, KM에 대한 내 생각도 진화했다"고 말한다. 유행처럼 번진 웹2.0 역시 KM 사상에 녹아들 수밖에 없다. '참여와 공유'로 일컬어지는 웹2.0 사상이 KM에 녹아들지 않으면 KM은 통제와 관리도구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이슈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경영목표를 공유할 수 있도록 KM은 중간다리 역할을 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KM "회사 네이버로 만들자"
국내 KM 솔루션 시장은 포털 시장의 흥망성쇠와 닮은꼴을 하고 있다. 포털 초기는 야후, 라이코스처럼 외산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그러다 일정 시기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네이버, 다음 등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정착됐다.
KM 솔루션 시장도 마찬가지다. IBM과 같은 외산 솔루션들이 들어와 국내에 소개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이후 대형 SI 업체나 검색엔진 전문업체가 시장에 우후죽순 참여하면서 난립됐다. 현재 국내 KM 시장은 외국계 기업이 자취를 감추었고, 국내 몇 기업들이 시장을 나눠갖고 있다.
두 시장의 공통점은 '문화'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툴에 기업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기업과 사회의 고유한 문화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상을 도입했다는 의미다. 김 대표가 날리지큐브를 설립한 후 단품 솔루션 판매가 아닌 전문가들과 협업해서 컨설팅 기반 영업을 펼친 이유도 '문화'라는 가치를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KM시장 '우뚝'서기까지
KM 국산 솔루션 업체로서 간판을 내건지 올해로 8년째. 지금까지 156개 기업과 공공기관에 솔루션을 납품했다. 직원 65명에 1인당 매출액은 1억원이 넘는다. 김 대표는 "사실 KM분야에서 국산 솔루션업체로서 명맥을 유지하는 건 운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룹웨어나 다른 국산 솔루션을 택했다면, 지금까지 사업할 수 없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4년 전 안정된 수익확보를 위해 신규사업을 시작했다. '니어(NEAR)'라는 브랜드의 인터넷위치검색 서비스다. 특허출원도 했다. 이 서비스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할 때, 자신이 검색하는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부터 알려주는 것이다. 이 사업의 매출은 전체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날리지큐브의 올해 매출목표는 75억. 이 가운데 30억원을 니어서비스로 거두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계획이다.
◇"직원이 행복한 회사 만들 것"
김 대표는 KT 출신이다. 현재 '파란'의 모태인 '한미르' 사업담당 팀장을 맡은 적이 있다. 창업전 SK글로벌에서 인터넷 관련 신규사업도 담당한 경험이 있다. KM이나 니어서비스 모두 전화와 인터넷 사업에서 착안해서 개발된 서비스다.
닷컴 붐이 사그라들 무렵, 창업하게 된 김 대표는 성공한 CEO 모습을 어떻게 그릴까. 김대표는 "결국은 욕심과의 싸움이다. 기회는 온다. 욕심내지 않고 떳떳하고자 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매출 규모와 영업이익이 얼마이든 성공한 CEO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결국 CEO로서 그의 목표는 '직원이 행복해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척박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이런 성공한 모델을 완성하기 위해 김 대표는 여전히 '욕심'과 싸우며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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