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간 데 반해 금값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금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어오르자 금 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은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높은 가격변동성을 갖고 있는데다 최근의 금값 상승에 기여한 환율도 쉽게 방향을 가름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금(金)은 역시 달라=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요 자산이 속속 ‘반토막’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도 금은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18일 기준ㆍ현지시간)은 1온스당 978.2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금값이 880달러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한달 반 사이에 11%가량 뛰어오른 셈이다.
이처럼 금값이 급등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불안한 국제정세와 환율급등은 금 수요를 더욱 부추기며 금값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금(金)펀드 수익률도 동반 상승=금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금 관련 상품의 수익률도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금펀드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0% 후반에 이를 정도로 짭짤한 성과를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금광업체에 주로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골드주식-자’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4.53%에 달한다. 금광업체와 골드리슈에 각각 70%, 30%씩 투자하는 ‘신한BNPP골드파생상품1’의 최근 1개월 수익률도 19.17%에 이른다. 이밖에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자A(16.46%)’ ‘PCA골드리치파생상품A(15.53%)’ ‘미래에셋맵스인덱스로골드재간접(15.29%)’ 등도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3.27%)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금 관련 상품 수익률도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금 적립계좌 상품인 ‘골드리슈’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1.13%, 기업은행의 ‘윈클래스’도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9.5%를 기록했다.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금값이 지금과 같은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값 급등을 가져온 경기 불확실성, 불안한 국제정세 등과 같은 요인들이 다소 시간이 흘러야 진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값이 당분간 상승 기조를 이어가더라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금값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데다 금값의 변동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금값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금 역시 원자재의 하나로 높은 변동성을 갖고 있다”며 “특히 최근의 금값 상승에 기여한 원ㆍ달러 환율 급등 추세도 언제 방향을 바꿀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어디까지나 분산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금 관련 상품을 하나의 대안투자 대상으로 취급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