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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금) 저녁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인 안철수 박사의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평소 존경하던 분이라 강연신청을 해놓고 몇 주간 설레는 기분이었죠. 기사와 책을 통해서는 접했지만 직접 강연을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기대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강연회 주제가 “기업가정신과 리더”라는 점 또한 관심이 갔습니다. 과연 안철수 박사가 생각하는 기업가정신이란 무엇이며, 진정한 리더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한국CEO연구소 강경태 소장님의 인사말이 시작됐고, 바로 안철수 박사가 등장했습니다. 실물 역시 언론에서 보던 느낌처럼 편안한 인상이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음성으로 그는 준비해 온 PT자료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강연은 연단 앞에 노트북을 보며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시간 30분간의 강연 동안 안철수 박사는 침착한 어조로 자신의 생각을 꼼꼼히 풀어나갔습니다.


여기서 잠깐, 안철수 박사의 이날 강의 스타일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질문 수업’ 쯤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핵심에 들어가기 전, 워밍업 단계로 ‘사고’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방식인데요. 간단한 객관식을 보여준 후 거수로 청중의 생각을 알아보는 겁니다.


이런 질문이 강연 동안 5-7회 정도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청중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습니다. 강연에서 질문을 던지는 강사는 많지만, 청중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사고를 하게하고, 학습케 하는 강연은 처음이라 아주 새로웠습니다. 물론, 대학 강의에선 손쉽게 활용되는 방식이지만, 5백여 명의 청중이 자리한 대중 강연이었기에 특별한 느낌이었습니다.





기업가, 企業家가 아니라 起業家다


안철수 박사의 첫 번째 질문은 ‘기업가(entrepreneur)’의 본 뜻이었습니다. 몇 가지 보기를 띄운 후 “여러분이 생각하는 기업가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답은 단순한 비즈니스맨이 아닌,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는 자, 한발 나아가 사회의 보탬이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지시를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발생하는 책임 역시 끌어안는 사람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흔히 기업가는 企業家로 알고 있는데, 원래의 영어 뜻은 이보다는 起業家라는 것이죠. 그는 한국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업가’ ‘리더십’의 의미가 ‘비즈니스맨’으로 제한되어 사용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이날 그가 강조한 기업가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의 기업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아주 컸습니다.


또 기업가는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위험을 낮출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위험관리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는 매우 공감 가는 발언을 펼쳤습니다.


“사업이라는 것이 처음 계획된 대로는 10%도 되지 않습니다. 대기업이나 안정된 산업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그 밖의 사업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상황은 계속 바뀝니다. 따라서, 계획도 언제든 바뀔 수 있어야 하죠. 그러니 사업가에게 뛰어난 적응력은 필수 자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청중은 공감하는 표정이었습니다.


특히, 회사를 운영하는 제 입장에선 아주 귀 기울일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막상 사업을 하다 보면 계획들이 자주 바뀌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럴 때마다 ‘이 산이 아니라 저 산으로 가야 하나?’ 라는 계획 변경에 따른 부담이 컸습니다. 리더가 계획을 자주 바꾼다는 것은 리더를 보고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시기만 다를 뿐 누구든 걸어야 할 길, 창업


창업은 결코 남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 40% 정도의 사람이 일생에서 한 번은 창업한다는 조사를 언급했습니다. 고용환경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마 50% 이상이 될 거라는 하네요. 30대 창업이든, 정년 후 창업이든 시기가 다를 뿐이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준비해야 할 거라는 것이죠.


기업가는 흔히 빨리 성공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자기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샐러리맨보다 더 열심히, 더 끈질기게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끈질긴 인내심’인데요. 안철수 박사는 어떤 사업이든 최소 5년에서 10년은 지나야 성공의 결과물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공은 아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실패는 단시간에 드러나죠. 그래서 견디는 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안철수 박사는 아주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습니다.


수학이라는 과목을 예로 들면, 누구나 수학문제를 받으면 당황하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바로 답이 떠오르지 않죠. 그런데, 여기서 수학점수가 잘나오고 못나오고의 문제는 바로 끈기의 유무에서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답이 생각나진 않더라도, 끈기있게 계속 고민하다 보면 답에 점점 다가가고 그 과정을 통해 수학을 푸는 능력이 배가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수학문제는 아이큐가 좋은 사람이 잘 푸는게 아니라 끈기 있는 사람이 잘 푼다는 것이 안철수 박사의 생각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일 해야 오래 견딜 수 있다


결국 사업은 돈을 빨리 벌려고 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 또 그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어야 오랫동안 견딜 수 있고, 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성공의 정의를 새롭게 하라”는 내용도 좋았습니다. ‘돈=성공’이라는 정의를 내리지 말고, 저마다의 정의를 만들어 보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성공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지 세워보라는 것이죠.


그는 아주 재미있는 조사 결과를 예로 들었습니다. 직업 만족도 조사인데요. 가장 높은 직업군이 사진작가가 가장 높았고, 가장 낮은 직업군으로 모델과 의사였습니다. 의사의 경우 진학하는 학생들이 원했다기 보다는 많은 부모들이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로 선택하게 되는데, 그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죠.


안철수 박사는 스스로를 “보통 사람보다 더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기질은 바로 ‘내성적인 성향’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대부분 사업이라고 하면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성격이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에 비하면 그의 이론은 꽤 색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는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다음의 이재웅, 네이버 이해진,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등을 예로 들며 “전부 내성적인 성격이고, 친구까지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성공 위해서는 1만 시간, 10년을 투자하라


가슴에 와 닿는 주장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바로, 전문가가 되는 방법이었는데요. 그는 “오랫동안 하면 전문성을 갖추게 되고, 결국 전문가가 된다”면서 “그래야 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그가 제시한 성공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요소입니다.


▲ 재능

▲ 노력

▲ 기회

▲ 기업가정신


여기서 중요한 대목 중 하나는 ‘기회’였습니다. 그는 “꾸준히 오랜 시간 노력해서 전문성을 갖추게 되면 기회가 있을 때 기량을 발휘 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면서 “실력이 부족할 때는 기회가 오더라도 결코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자기계발에 관심 있는 분들, 사업으로 고전하는 분들이라면 주목해서 들을 주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재능과 강점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점=재능*노력’이라는 것인데요.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것은 재능(편하게 느끼는 방식)이 없는 일에는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것보다는 재능이 있는 일에 작은 노력을 보태도 되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맬콤 그래드웰의 <아웃라이어>를 소개하며, ‘1만 시간 투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비틀즈와 빌게이츠 등 한 분야의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1만 시간 이상’을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1만 시간이라면 매일 3시간씩 10년을 투자해야 하는 기간으로, 꾸준히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1만 시간’ 법칙을 꺼낸 이유는, 인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만큼 성공은 쉽지 않으며, 오랜 시간 꾸준히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임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현재가 아니라, 5년 후를 보라”


“성공을 너무 개인화 한다”는 지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성공인데, 우리 사회는 성공을 지나치게 개인화 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모든 성공은 사회가 만들어준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의 사리사욕이 아닌, 사회 환원, 나눔을 중시하는 사업을 이야기 한 대목이었습니다.


이어 안철수 박사는 “최소 5년 후의 사업”을 엿보라고 조언했습니다. 2009년을 사는 기업가라면 오늘이 아닌 2014년에 잘 될 만한 사업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는 겁니다. 지금 그렇게 생각이 앞서가지 못하면, 2014년에 돌아봤을 때 “왜 그 때는 이 생각을 못했나”하고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죠. 정말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바로, 사고의 전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거죠. 기업가에게 필요한 창조적 사고, 영감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리더의 힘은 지위가 아니라 직원이 주는 겁니다. 그걸 끌어낼 수 있는 게 진정한 리더십입니다.”


리더의 캐릭터는 철학이나 마음가짐, 행동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이걸 보고 리더를 따르게 되면 리더십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안 박사는 “리더라면 반드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일관성과 믿음


마지막으로 그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신뢰”라는 말로 리더의 일관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려면 실행력이 필요한데, 이런 실행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권한위임,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데, 리더는 무대 위의 배우처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따랐습니다.


“알면서도 간섭을 하지 않는 리더가 진짜 리더이며, 모르면서 방관하는 것은 리더가 아니다. 전문성을 가진 리더라면 조용히 관찰하며, 무엇이 잘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파악해서, 잘못될 때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고쳐줘야 한다.”


아주 날카로운 지적이었죠. 흔히 권한 위임을 하면 무조건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멀리서 지켜보기는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해결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죠. 운동 경기에서도 코치나 감독은 적절한 타이밍에 조언하고 지시하는 것이지, 선수들에게 모든 걸 맡기고 신문만 보는 건 아니라는 것이죠.



차분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강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저마다 다른 영감을 얻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께 이 날 강연의 영감을 전해드리고자 글을 썼습니다.


후기를 쓰면서 스스로 강연을 복기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훌륭한 강연을 준비해주신 트윈캠프와 한국CEO연구소의 강경태 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2, 3회 강연도 들을 예정입니다. 국내 최고의 마케터라 꼽히는 분이죠, KTF 조서환 부사장, 시골의사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박경철 원장의 강의를 모두 들어보려 합니다. 이번 3인 3색 강의를 통해, 세 명의 강연자가 생각하는 리더십의 차이를 분석하며 참된 리더, 기업가 정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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